나의 경험으로 본 교육적 인간관과 현대 교육의 의미
교육학개론을 처음 접했을 때, 저는 그저 교사가 되기 위해 필요한 지식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강의를 듣고 실제로 아이들을 만나며 ‘교육이란 무엇인가’, ‘인간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지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제가 경험한 교육 현장과 공부 과정 속에서 마주한 다양한 인간관, 그리고 그것이 제 교육철학에 어떤 변화를 주었는지를 나누고자 합니다.
교육학개론을 접한 날
처음 만난 교육학, 단순한 시험 과목이었습니다
대학교에 입학하여 교육학개론을 수강 신청한 후 처음 들은 수업에서 저는 약간의 충격을 받았습니다.
딱딱한 이론과 낯선 철학자의 이름들이 줄줄이 등장했고, 사실 ‘이걸 왜 배워야 하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멀게만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강의 속 한 문장이 제 사고를 흔들었습니다.
“교육은 인간에 대한 믿음에서 출발한다.”
그 순간부터 저는 '인간을 어떻게 바라보는가'가 교육 방식에 얼마나 깊은 영향을 주는지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교육 실습에서 만난 아이들, 이상과 현실 사이
교육실습을 나가 아이들을 처음 만났을 때, 저는 여러 현실적인 상황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어떤 아이는 수업에 거의 집중하지 않았고, 또 다른 아이는 끊임없이 질문을 던졌습니다.
질문이 이어지다 보니 어느 시점에서 끊어야 할지 몰라 당황한 적도 있었습니다.
부끄럽게도 처음에는 ‘이 아이는 왜 수업과 관련 없는 이야기를 하고, 공부에 집중하지 못할까’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해 본 끝에, 그 아이에게 맞는 방법이 따로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 경험은 교사는 단순한 지식 전달자가 아니라, 아이를 이해하고 함께 맞춰나가는 존재여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 주었습니다.
실존주의 교육철학에서 말하는 개별성의 중요성을 실감한 순간이었습니다.
인간을 하나의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을까요?
교육학개론에서는 인간을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을 다룹니다.
이상주의는 인간을 ‘이상적인 존재로 만들어야 한다’고 보고, 실존주의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합니다.
실습을 하며 저는 단 하나의 인간관만으로는 교육 현장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마다 성격도 다르고 학습 스타일도 다르기 때문에, 매번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내가 그들을 어떻게 바라보느냐’는, 나만의 철학이라는 점이었습니다.
교육학이 바꿔놓은 나의 시선
예전에는 저도 누군가를 성적이나 결과만으로 평가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교육학을 공부하면서 저는 점차 과정을 바라보는 눈을 갖게 되었습니다.
아이의 배경, 감정, 학습 경향까지도 함께 살피는 것이 진정한 교육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것은 책에서 배운 이론이 아니라, 실제 경험 속에서 제 스스로 내린 결론이었습니다.
고전적 교육관과 인간관
키워드: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이상적 인간, 덕성 교육, 이성 중심
고대 철학자인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을 이성적 존재로 바라보았습니다.
플라톤은 인간의 영혼을 이성, 기개, 욕망의 세 부분으로 나누고 이성이 중심이 되어야 올바른 삶을 산다고 보았습니다.
교육은 이러한 선한 본성을 이끌어내는 과정이라고 여겼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도 인간은 이성을 통해 행복을 추구하는 존재라고 보았으며, 교육은 덕을 기르는 데 목적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이런 고전적 교육관은 오늘날 교양 교육이나 인성교육의 밑바탕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는 교육을 통해 무지에서 진리로 나아가는 인간의 성장 과정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이는 비판적 사고력 함양과 같은 오늘날의 교육목표에도 연결됩니다.
근대 교육과 인간관의 변화
근대로 접어들며 인간관은 커다란 전환을 겪게 됩니다.
데카르트는 인간을 ‘생각하는 주체’로 보며, 인간 정신과 육체를 분리한 이원론을 제시하였습니다.
교육은 이성을 계발하고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훈련으로 이해되었습니다.
반면 루소와 페스탈로치는 자연주의적인 시각을 강조했습니다.
루소는 아이를 성장하는 존재로 보고, 교육은 아이의 자연스러운 발달을 방해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페스탈로치는 여기에 감정과 경험, 직관을 중시하며 전인교육을 강조했습니다.
오늘날의 학생 중심 교육, 자기 주도 학습은 바로 이들의 사상에서 뿌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교사는 이제 지식을 강요하는 존재가 아니라, 성장의 길을 안내하는 조력자로 이해됩니다.
현대의 교육적 인간관
키워드: 실존주의, 구성주의, 자율성, 의미 구성, 탐색 중심 교육
현대에 들어서면서 인간은 더욱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존재로 인식됩니다.
실존주의 교육관에서는 인간을 자기결정적인 존재로 바라보며, 사르트르와 야스퍼스는 인간은 스스로를 만들어가는 존재라고 말하였습니다.
따라서 교육은 강요보다는 선택과 책임의 공간이 되어야 합니다.
또한 구성주의에서는 학습자를 단순히 지식을 수용하는 존재가 아닌, 스스로 의미를 구성하는 능동적 존재로 봅니다.
이러한 시각은 수업 구성에도 영향을 주어, 정답 중심이 아니라 탐색 중심의 교육을 지향하게 합니다.
"왜 그렇게 생각했을까", "다른 방식은 없을까"와 같은 질문은 구성주의적 인간관을 바탕으로 한 수업 전략입니다.
한국 교육에서의 적용
키워드: 입시교육, 전인교육, 창의융합형 인재, 2022 개정 교육과정
그렇다면 이 다양한 인간관은 우리나라 교육에 어떻게 적용되고 있을까요?
우리 교육은 오랫동안 입시 중심의 구조 속에서, 인간을 학업 성취도로만 평가해 온 측면이 강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교육 정책은 점차 새로운 방향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핵심 역량 중심, 학생 주도 학습,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이라는 개념이 등장하였습니다.
이는 단순한 지식 암기가 아니라, 문제 해결력과 자율성, 협업 능력을 갖춘 전인적 인간을 기르겠다는 방향으로 이해됩니다.
고등학교에서 시작된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자신의 진로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고 학습을 설계하도록 돕는 제도로, 실존주의와 구성주의 인간관이 반영된 대표적인 사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