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적 인간관을 새롭게 마주하다(나의 교육학이야기 / 교육학개론 23편)
✅ 나의 경험으로 본 교육적 인간관과 현대 교육의 의미
교육학개론을 처음 접했을 때, 나는 그저 교사가 되기 위해 필요한 지식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강의를 들으며, 그리고 실제로 아이들을 만나며 나는 ‘교육이란 무엇인가’, ‘인간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지게 되었다.
오늘은 내가 경험한 교육 현장과 공부 과정 속에서 마주한 다양한 인간관, 그리고 그것이 내 교육철학에 어떤 변화를 주었는지를 공유해보고자 한다.
📌 처음 만난 교육학, 단순한 시험 과목이었다
대학생 때 교육학개론을 수강 신청한 후 첫 수업시간..
딱딱한 이론과 생소한 철학자의 이름들이 나왔고, 사실 ‘이걸 왜 배워야 하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낯설기도 하였다.
하지만 강의 속 한 문장이 내 사고를 흔들었다.
“교육은 인간에 대한 믿음에서 출발한다.”
그 순간부터 나는 '인간'을 어떻게 바라보는지가 교육 방식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하기 시작했다.
📌 교육 실습에서 만난 아이들 – 이상과 현실 사이
교육실습을 나가서 만난 학생들.
한 아이는 수업에 전혀 집중하지 않았고, 또 한 아이는 끊임없이 질문을 던졌다.
끊임없는 질문에 언제 끊어야할지 타이밍도 못 잡은 채 당황하며 대답을 하였고
부끄럽게도 처음에는 '이 아이는 왜 수업이야기가 아닌 다른 이야기를 하며 공부에는 집중을 못 하지?'라는 생각을 하였다.
하지만 여러 방식을 도입한 결과 그 아이에게 맞는 방식이 따로 있다는 걸 깨달았다.
이건 단순한 지식전달자가 아닌, 이해하는 존재로서의 교사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라고 생각한다.
실존주의 교육철학에서 말하는 ‘개별성’을 실감한 순간이었다.
📌 인간을 하나의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을까?
교육학개론에서는 인간을 바라보는 여러 관점을 배웠다.
- 이상주의는 인간을 ‘이상적인 존재로 만들어야 한다’고 보고
- 실존주의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한다.
실습을 통해 나는 ‘하나의 인간관’만으로는 현실의 교육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걸 느꼈다.
아이마다 각기 다른 성격과 행동들을 하나하나 지켜보고 맞추어보면서 매번 다르게 접근해야 했다.
결국 중요한 건 ‘내가 그들을 어떻게 바라보느냐’는 나만의 철학이었다.
📌 교육학이 바꿔놓은 나의 시선
과거엔 나도 누군가의 성적, 태도, 결과만을 보고 평가했다.
하지만 교육학을 통해 ‘과정’을 들여다보는 눈을 가지게 되었다.
아이의 배경, 감정, 학습 스타일까지 고려하는 것이 진짜 교육이 아닐까?
이건 이론이 아니라 내가 직접 겪으며 내린 결론이다.
✅ 시대에 따라 달라진 교육적 인간관
🔹 1. 고전적 교육관과 인간관
키워드: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이상적 인간, 덕성 교육, 이성 중심
고대 철학자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을 이성적 존재로 보았다. 플라톤은 인간의 영혼을 세 부분(이성, 기개, 욕망)으로 나누고, 그중 이성이 중심이 되어야 올바른 삶을 살 수 있다고 보았다. 따라서 교육은 내면에 존재하는 선한 본성을 이끌어내는 과정이어야 했다.
아리스토텔레스 역시 인간은 이성을 통해 행복을 추구하는 존재라고 보았고, 교육의 목적은 ‘덕’을 기르는 것이라 보았다. 이들은 교육을 통해 ‘이상적인 인간’을 만들어갈 수 있다고 믿었다.
이러한 고전적 교육관은 오늘날에도 ‘교양 교육’, ‘인성교육’ 등에서 그 영향을 찾아볼 수 있다.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는 교육을 통해 무지의 상태에서 진리를 향해 나아가는 인간의 성장 과정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는 현재 교육에서도 비판적 사고력 함양이라는 형태로 재해석된다.
🔹 2. 근대 교육과 인간관의 변화
키워드: 데카르트, 루소, 페스탈로치, 자연주의 교육, 계몽주의
근대에 들어서며 인간관은 급격한 전환을 맞는다.
데카르트는 인간을 ‘생각하는 주체’, 즉 이성적 존재로 규정했으며, 인간 정신과 육체를 분리한 이원론적 인간관을 제시했다. 교육 역시 이성을 계발하고 논리를 훈련하는 과정으로 이해되었다.
반면, 루소와 페스탈로치는 보다 자연주의적 관점을 제시했다. 루소는 아이를 ‘성장하는 존재’로 보았고, 교육은 자연스러운 발달을 방해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페스탈로치는 여기에 더해 감정, 경험, 직관을 중시하는 전인교육을 강조했다.
오늘날의 ‘학생 중심 교육’, ‘자기 주도 학습’ 등은 루소의 사상에서 뿌리를 찾을 수 있다.
즉, 교사는 지식을 강요하는 존재가 아니라 성장을 돕는 안내자로 이해된다.
🔹 3. 현대의 교육적 인간관
키워드: 실존주의, 구성주의, 자율성, 의미 구성, 탐색 중심 교육
현대 교육학에서는 인간을 더욱 주체적인 존재로 바라본다.
대표적으로 실존주의 교육관은 인간을 자기 결정적 존재로 본다.
사르트르, 야스퍼스 등 실존주의 교육사상가는 ‘인간은 스스로를 만들어가는 존재’라고 말한다.
따라서 교육은 강요가 아닌 선택과 책임의 공간이어야 한다.
또한 구성주의(constructivism)는 학습자를 단순한 지식 수용자가 아니라 의미를 구성하는 능동적 존재로 본다.
이는 수업에서도 ‘정답 중심’이 아니라 ‘탐색 중심’ 구조로의 전환을 요구한다.
"왜 그 생각을 했니?", "다른 방식으로도 생각해볼 수 있을까?"와 같은 질문 중심 수업은 구성주의적 인간관이 반영된 수업 전략이다.
🔹 4. 한국 교육에서의 적용
키워드: 입시교육, 전인교육, 창의융합형 인재, 2022 개정 교육과정
그렇다면 이런 다양한 인간관은 우리나라 교육현장에서는 어떻게 적용되고 있을까?
한국 교육은 오랫동안 입시 중심, 주입식 교육의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인간’은 학업 성취도에 따라 평가되는 존재로만 여겨지는 경향이 강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교육 정책은 큰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핵심 역량 중심, 학생 주도 학습,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이라는 키워드가 등장한다. 이는 단순히 지식을 암기하는 인간이 아닌, 문제해결능력, 자율성, 협업능력을 갖춘 전인적 인간을 기르겠다는 선언과도 같다.
고등학교에서 도입된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자신의 진로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고, 학습을 설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으로, 실존주의·구성주의 인간관이 반영된 사례이다.